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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모드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소식

REPORT

그림일기에서 다시 발견한 나의 꿈(에스모드 입학기)

  • 작성일2007.04.25
  • 조회수8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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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꿈을 말하며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오랜 시간 바래왔던 일인지를 말하는 친구들이 난 항상 부러웠다. 내가 정작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확신이 없었던 나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뭔지, 또 그걸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존경스러웠다.

지난 3월에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며 에스모드 서울로의 입학을 결정하기 전까지 난 이 일이 내게 맞는 일인지, 과연 내가 잘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누구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겠지만, 나는 정말이지 아주 오랫동안 그런 고민을 해왔던 것 같다.

극단에 지원하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을 좋아했던 나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술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연극 동아리 활동에 재미를 붙인 나는 미대입시를 준비하면서 연극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연극은 의상부터 조명, 음향 등 무대에 올리는 순간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가 공들여 만들어 나가야 했고, 그것이 내게는 굉장히 즐겁고 가슴 뜨거워지는 일이었다. 그래서인지 그 시간만큼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임할 수 있었다.

미술 관련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연극영화과로 진학해야 하는지 갈등했던 나는 결국 연극영화과를 택했고 결과는 낙방이었다. 쉽지 않은 기간이었지만, 내가 생각하고 바라던 대로 그렇게 순조롭게 잘 되었다면 어쩌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하면 내게는 매우 소중한 기간이기도 했다.

배우가 되고 싶다고 무작정 선택한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었던 나는 평소 구독하던 ‘한국연극’에 실린 극단 ‘연희단 거리패’의 배우 오디션 공고에 응모했다.

극단이 있는 밀양에 내려가 폐교로 지어진 숙소며 허름한 주변 환경들을 보시고 부모님께선 당연히 만류하셨지만 난 밤새도록 고민했다. “내가 진정 좋아하는 일이 무엇일까.” “내가 정말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일까.”

결국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이라면 아무리 궂은 일들도 다 잘 해내리라는 나에 대한 믿음과 고된 시간들이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나를 성숙시키리라는 기대와 함께 나는 새벽 차를 타고 오디션을 보러 밀양으로 내려갔다.

무대의상 제작을 하며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발견하다

새벽 6시에 일어나 모든 선배님들의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극장청소와 공연에 올려질 소품과 의상을 만들고 또 공연을 보러 온 사람에게 음식과 표를 파는 등 그 곳에서 돌아가는 모든 일들은 어린 내가 감당하기에 쉽지만은 않았다. 극단의 생리상 연기를 하고 싶은 사람도 반드시 스태프의 일을 하나씩 맡아야 했고 그 때 내게 주어진 일이 바로 무대의상 제작이었다.

조금이나마 그림을 그릴 줄 알았던 나는 대본을 읽고 그 속의 인물들의 의상을 스케치하는 일을 맡았다. 배우로 무대에 오르면서 동시에 의상을 담당하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구속에 웅크리고 앉아 몇 시간이고 엎드려 그림을 그리고, 패턴을 제작하고 염색 작업을 되풀이했다. 더러워진 의상은 모아 세탁하고 다림질했고, 극단의 시스템에 맞춰 모든 공연의 옷을 수선하고, 극단 소유의 몇 천 벌의 옷을 관리해야 했다.

모두들 힘들어했고 정말이지 몸이 고달팠지만 신기하게도 나는 무척이나 즐겁고 재미있었다. 솔직히 무대 위에 오르는 순간보다 더 재미가 나기 시작했다. 평일에는 부산에서 공연을 하고 주말에는 서울로 올라와 공연 의상을 제작했다. 나는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의상팀원으로 일했고 내가 의상을 담당한 연극 ‘아름다운 남자’는 서울연극제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몇 시간이고 엎드려 그림을 그리고, 잠을 쫓아가며 손바느질을 하는 일이 힘들긴 했지만 내가 생각한 디자인인 옷이 되어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 모든 것이 행복하기만 했다. 그러면서 나는 점점 더 내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게 되었다. 옷을 디자인하고 만드는 일은 내겐 힘든 일이 아닌, 즐겁고 뿌듯한 일이었고, 옷을 만들면서는 아무리 오래 일해도 피곤하지 않았다.

작년 7월, 공연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돌아온 나는 본격적으로 패션 공부를 준비했다. 궁극적인 목적은 에스모드 서울에 들어가는 것이었고, 3월 입학까지 시간이 있었던 나는 티셔츠 디자인도 해보고 스타일화도 미리 그려보면서 에스모드 입학을 준비했다. 무대 의상 작업을 해보긴 했지만 너무나 주먹구구식으로 일했던 터라 뭔가 체계적인 공부가 필요했던 나에게 에스모드 서울은 확실한 길을 제시해주었다.

다시 찾은 나의 꿈. 패션 디자이너

1차 면접에 합격한 후에 우연히 나중에 책으로 만들어 주신다며 엄마가 보관해 두신 내 그림 일기를 발견했다.

‘나의 꿈 디자이너’라는 제목 밑에는 ‘나는 디자이너가 되어서 선생님과 친구들의 옷을 멋있게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재봉틀과 옷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또 중학교 때 썼던 일기장 한 켠에선 친구에게 ‘나중에 너만을 위한 옷을 만들어 줄게’라는 글과 함께 드레스며 판초 스타일의 옷 그림이 있었다. ‘신사 숙녀 여러분~ 감사합니다. 옷 디자이너의 대 선두 윤소정 인사드립니다’ 라는 지금 생각하면 너무 유치한 문구도 보였다.

일기를 보면서 그 동안 잊고 있었던 내 꿈을 다시 찾은 듯한 느낌에 가슴이 뿌듯했다. 오래된 내 일기장 속에 그려져 있는 나의 모습은 옷을 그리고 또 친구들에게 그 옷을 만들어 입히는 꿈을 꾸며 행복해 하는 사람이었고 지금 에스모드 서울에서 나는 그 꿈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에스모드 서울을 통해 그 꿈을 이루고 싶어

난 “당장의 만족을 유예하면 더 큰 만족과 성공이 기다리고 있다.”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이제 1학년 몇 달을 보낸 지금, 스커트를 만들고 스타일화를 그리는 일은 낯설면서도 신기하고 재미있다. 하지만 앞으로 진급시험과 졸업작품 발표까지 넘어야 할 산은 너무 많고, 그 와중에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 젊고 또 패션디자이너의 꿈은 내게는 너무 소중하다. 지금 당장이야 또래 여느 친구들처럼 대학생활의 여유를 즐기진 못하겠지만 어느 순간 나의 노력들이 미래의 훌륭한 나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