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기업연수기 : A6 디자인실
- 작성일2007.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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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2학기에 주어진 기업연수기간. 매장 판매직이나 혹은 쉽게 구할 수 있는 일들을 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이번 기회가 더 많이 배우고 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고, 현장의 분위기도 느끼고 실제 업무를 배워보고 싶어 기업체를 찾아보기로 하였다.
같은 반 미화와 함께 찾아다녔는데 일 할 곳을 찾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았다. 몇 군데 찾아 다녀도 보고 전화도 걸어 보았지만 1학년 연수생을, 그것도 교수추천 없이 받아 준다는 곳이 없었다. 그러던 중 나는 5seq에 브랜드 조사를 했던 A6를 생각하였고, 직접 연락해 보았다. 사실 처음에는 다른 기업들처럼 안 받아 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선뜻 오라고 하셨고, 11월 6일 ~ 11월 20일 A6 디자인실에서 기업연수의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 2006년 11월 3일 금요일
회사 측에서는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하라고 하셨지만 당일 인사드리고 시작하는 것보다 길도 익힐 겸 먼저 가서 인사드리고 일을 시작하면 어색함도 덜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면 전 주에 인사를 드리겠다고 하였고, 회사 측에서도 흔쾌히 승낙해 주셔서 우리는 먼저 인사드릴 수 있었다. 회사는 오금동에 위치하고 있는데, 길가에 있어서 헤매지 않고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건물 1층에는 A6와 96NY, EnC의 할인매장이 자리 잡고 있어서 건물이 전체적으로 의류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고, 특히 깔끔한 건물 외경이 인상적이었다.
A6디자인실은 4층에 위치해 있었는데 입구 쪽에는 MD부와 영업부가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옆쪽으로 악세사리실과 소재개발실 디자인실, 개발실이 자리 잡고 있어 한눈에 보아도 체계적으로 정돈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디자인실에 도착했을 때는 사무실 안에 몇 분 계시지는 않았지만 사무실이라고 해서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라기보다 A6브랜드 이미지처럼 밝고 활기찬 느낌이어서 첫인상이 참 좋았고, 나는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기대감에 가득 찼다.
■ 2006년 11월 6일 월요일
기업연수 첫 날, 아침부터 비가 오고 있었다. 회사에 가는 동안 내내 늦을까봐 조마조마했지만 지난주에 미리 인사드리러 왔었기 때문에 헤매지 않고 도착해 다행히 지각은 하지 않았다. 아마 이때부터 새로운 일에 대한 설렘으로 긴장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도착하자마자 인사를 드리고 주변정리를 하고 가습기에 물을 채워 넣고, 일할 준비를 하였다. 시간이 지나자 부장님, 팀장님, 디자이너 언니들이 도착하셨는데 그때마다 바짝 긴장해서 인사를 드렸다. 모두들 웃으면서 인사해주시고 말도 먼저 걸어주시고 다정하게 대해 주셔서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김미라 팀장님께서는 에스모드 6회 졸업생 선배님이셨는데, 후배이니 만큼 낯설어하는 우리들을 더 챙겨주시고 자상하게 대해주셨다.
사무실은 아침부터 계속 전화벨이 울리고 퀵서비스가 다녀가는 등 매우 분주했는데, 다음날이 내년 봄 시즌 옷들의 품평회 날이라서 그렇다고 하셨다. 우리가 처음 맡은 일은 옷에 달 번호표 정리였는데 빠진 번호들을 타이핑하여 시트지를 붙여 만들고 순서대로 정리하였다. 오후가 되자 샘플 옷들이 완성되기 시작하였고, 외부 업체에서 만들어진 옷들도 하나둘씩 도착하면서 우리들도 조금씩 바빠지기 시작했다. 우리가 한일은 주로 단추달기, 라벨달기, A6의 대표적 포인트인 디링 달기 등의 단순 작업이었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어서 하나하나 꼼꼼히 열심히 달았다. 디자이너 언니들은 작은일 하나를 부탁하시면서도 매번 미안하다, 고맙다는 등의 말씀을 하시면서 친절하게 대해주셨다. 작업하는동안 부장님께서는 중간 중간 나온 샘플들을 직접 입어보시며 “이건 어때?”, “이거 예쁘니?”, “이 색은 어때?” 등의 옷에 대한 질문들을 해주셔서 소비자 입장에서의 답변도 성실하게 해드렸다.
첫날부터 야근을 시킨다고 많이 미안해하셨는데, 사실 몸은 조금 피곤하기는 했지만 실제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들을 보고, 작업하면서 디테일 하나하나를 눈여겨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나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뿌듯했다.
■ 2006년 11월 7일 화요일
오전 11시 경부터 품평회가 있었기 때문에 아침부터 분주했다. 먼저 4층에 있는 디자인실에서 품평회에 나갈 옷들을 아이템 별 순서대로 행거에 정렬하였고 그 행거들을 품평회를 진행하는 6층으로 옮겼다. 옷을 준비하고 음악 등의 무대진행이 준비되는 동안 2명의 피팅모델이 도착하였고 곧 품평회가 시작되었다. 품평회에는 피팅모델 2명과 디자인실의 막내언니가 함께 모델로 섰는데 나는 모델들에게 옷을 입히는 것과 벗은 옷을 순서대로 정리하는 일을 하였다. 이리저리 분주히 움직이느라 정신은 없었지만 내년에 매장에 나올 옷들을 디테일 하나하나를 만지며 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즐거웠고, 첫 날에는 품평회 준비가 바빠 디자인실 사람들 외에는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었는데 무대 뒤에서 같이 일하면서 소재실과 악세사리실 언니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자연스럽게 조금씩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
■ 2006년 11월 8일 수요일 ~ 2006년 11월 9일 목요일
본격적으로 디자인실과 개발실의 부자재와 원단정리를 시작하였다. 먼저 지난 부자재들을 분리 정리하였는데, 수많은 부자재들을 보면서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디자인이 예쁘고 독특한 것들도 많았고, 신기한 것들도 많았다. 정리하다 중간 중간 잘 모르는 것들은 막내언니가 하나씩 설명해 주셔서 이해하기도 쉬웠다.
원단을 정리하면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는데, A6는 브랜드의 이미지가 원단에 프린트된 로고나 색상 등에서 많이 나타났고 브랜드의 컨셉 자체가 여성스러우면서도 경쾌하고 스포티브한 면이 강하여 소재 자체도 다양하고 활동성이 많이 고려되었다. 하나씩 정리하고 직접 살펴보면서 소재에 대하여 한정적으로 알고 있었던 나에게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 2006년 11월 13일 월요일 ~ 2006년 11월 14일 화요일
A6의 오리지널 샘플을 보관하는 곳에서 우리는 창고정리를 시작하였다. 오리지널 샘플들은 오리지널 샘플들끼리, A6샘플은 A6샘플들끼리, 반품시킬 상품들은 상품들끼리 모으고 아이템별로 정리를 하였다. 옷이 가득 담긴 박스는 상당히 무거웠지만 여자 둘이서는 못할 일이 없었다.
어찌 보면 단순한 노동이 될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옷을 찾아보고 분류하고 정리하면서 특히 옷의 디자인과 디테일에 대하여 많이 배울 수 있었는데, 만들어 질 수 있는 옷과 만들어 질 수 없는 옷의 차이를 조금이나마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정리를 시작할 때는 끝이 안보일 줄 알았는데 점점 정돈되어가고, 정리가 다 끝나고 나서는 잘했다고 칭찬까지 해 주셔서 더 뿌듯했다.
■ 2006년 11월 15일 수요일
다음날에 있을 코디 북의 촬영을 준비했다. 촬영이 늦어져서 겨울 시즌 옷들의 촬영이라 현재 매장에 있는 옷들이 많이 보였다. 코디할 아이템들을 순서대로 정리하고 모자나 백, 슈즈 등의 소품 등 을 매치시키는 작업을 도왔다.
■ 2006년 11월 18일 토요일
오후에 현대무역센터점에서 매장 일을 도왔다. 먼저 행거에 옷들을 보기 좋게 정리하고 판매대를 정리했는데 숍마스터 분도 친절하게 대해주셨고,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 2006년 11월 20일 월요일
드디어 기업연수 마지막 날, 부자재 상자를 조립한 뒤 디자인실 내의 작은 창고를 정리하였다. 정리가 끝나고 퇴근시간이 가까워질 무렵이 되자 언니들께서 원단 스와치 들과 부자재들을 챙겨주기 시작하셨다. 여러 가지를 챙겨주시면서 필요한데에 쓰라며 재킷과 티셔츠 같은 샘플 옷들도 세심하게 챙겨주셨다. 끝날 때는 그동안 수고했다고 자주 놀러오라고 하시며 꽃다발을 선물해 주셨는데 그동안 정이 많이 들었던 탓인지 자꾸 눈물이 나오려고했다. 오후에 A6내의 워크샵 일정 때문에 일찍 끝나 아쉬움이 더 했던 것 같다.
이번 연수기간은 나에게 있어서 쉽게 얻을 수 없는 기회였고, 그렇기에 더없이 소중하고 뜻 깊은 시간들 이었다. 아직은 1학년 학생이고 배우는 입장이니 욕심을 부리기보다 내 능력의 범위에서 성실히 최선을 다하여 임하려 노력했다.
연수기간동안 실무의 여러 가지 일들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보고 느끼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실제 실무에서의 진행은 학교에서의 과정들과 유사하기도 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업무 진행과정 중에 배운 것 중 하나는 샘플 제작 후 피팅을 거쳐 보정을 하는 것을 자주 보았는데 여기서 다시 한번 피팅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창고를 정리하는 업무를 하면서는 옷을 많이 접하고 관찰할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이 때 보고 느낀 점이 컸다. 그 중에서도 옷을 배우는 사람으로서 만들어질 수 있는 옷과 만들어질 수 없는 옷의 차이를 접하고 인식하게 된 것은 더없이 소중한 경험이지 않았나 싶다. 소재를 많이 접하게 되면서는 소재에 대한 인식 또한 넓어진 것 같다. 나에게는 특히 A6에서 일을 해보면서 5seq에 있어서의 부족했던 점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연수기간을 잘 보내는 데에는 디자이너 언니들의 도움이 컸는데 특히 막내언니는 우리의 입장에서 많은 얘기도 해주시고 잘 모르는 부분들도 열심히 설명해 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부장님과 팀장님께서도 바쁘신 와중에 많이 신경 써 주셔서 감사드린다.
짧은 기간에 비해 얻은 것들이 너무 많은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2006년 11월 6일부터 20일까지 나인효 학생이 날짜별로 기록한 연수일지를 발췌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