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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우리 플라스틱 아일랜드는요~”

  • 작성일2006.09.29
  • 조회수7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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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 논현동에 위치한 아이올리 ‘플라스틱 아일랜드’에서 면접을 거쳐 연수를 하였다. 2004년 2학년 겨울 방학 때, 이미 아이올리의 ‘매긴나잇브릿지’에서 연수를 한 경험이 있지만 나는 잔뜩 긴장을 하고 출근했다.

같이 연수를 하게 된 혜경언니와 함께 디자인실로 들어가 큰 소리로 인사를 했지만, 너무나 바쁜 와중이라 우리를 반겨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한참이 지난 후에야 모든 직원 분들과 실장님과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첫 날, 디자인실이 마치 밀물과 썰물에 쓸려내려가는 듯 내내 난리법석이었던 것은 그 날 품평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모든 사람이 바빠 나에게는 신경쓸 겨를이 없긴 했지만 그래도 첫날부터 품평회 참관을 할 수 있어 기뻤다.

연수를 하면서 매번 느끼는 점은, 연수생이 자세하게 알고 싶은 부분이 있어도 너무 바쁘신 것 같아 어느 누구에게도 쉽게 여쭤볼 만한 분이 없다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여러 가지를 눈치로 이해하고 빠르게 움직여야지’ 싶었다.

바쁜 품평회가 끝난 이후부터는 디자이너 언니들도 자상하셨고, 별것도 아닌 일을 부탁하시면서 매번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다. 한 책상에서 한 달 동안 피팅 아르바이트 언니들 2명까지 총 4명이 함께 생활했더니 나중엔 서로 정도 많이 들었다.

나는 첫날부터 작은 다이어리를 항상 갖고 다니면서 연수 일지를 기록했다. 막내언니들과 피팅 아르바이트생들을 보조하는 업무가 많았고, 라벨 고정 작업, 홍보보에 잡지 반납하기, 아이템별로 옷 정리하기, 제품 생산 지시서 배달 업무 등 남들이 보면 잡일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가 하는 이 일이 분명히 언젠가는 내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며 열심히 했다.

특히 난 어느 디자이너분의 보조 업무를 맡았는데, 그 분이 주시는 업무를 항상 쏜살같이 해내야 하는 일이 어려웠다. 도식화를 원본과 똑같이 그리기도 했고, 한번은 반나절이 걸리도록 탑 비딩 작업을 하기도 했다. 일일이 수작업을 하느라 목이 뻣뻣했지만 품평회 때 내 비딩 장식이 예뻤다며 칭찬을 받아 뿌듯했다.

나는 소재팀의 일도 도왔는데, 지난 시즌 원단들을 일일이 규격에 맞춰 재단해 폴더에 보관하고, 동대문에서 사온 원단 샘플을 정리하고, LA에 보낼 소재칩을 만드는 등의 업무를 했다. 그러던 중에 소재팀과 개발실에서 남는 원단을 내게 챙겨주시기도 했다. 3박스 정도의 난단을 얻고, 게다가 이번 졸업작품에서 많이 쓰일 지퍼를 얻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

LA출장을 다녀오신 실장님과 소재팀장님께서는 나에게까지 작은 선물을 주셨고, 일본을 다녀온 막내 주현언니도 다과를 선물해 주셨다. 한 달 동안 편안한 분위기에서 연수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신 것도 너무 감사하고, 또 여러 회식자리에 날 초대해 주신 것도 감사드린다.

4주가 정말 너무 빨리 지나갔다.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마지막 날, 실장님께선 “에스모드 연수생들 덕분에 너무 고마웠다”며 “너희들 없어서 이제 어떡해하냐”는 말씀을 하셨다.

연수를 통해 피팅의 중요성과 학교에서 사용하는 cm단위보다는 inch단위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것, 전문용어 학습의 중요성에 대해 깨달았다. (연수 전에 학교에서 전문용어에 대한 수업을 듣고 간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디자인실 언니가 학교에서 나누어 준 자료를 복사해 달라고 조르기까지 했다!!) 또 연수를 하면서 그 동안 느끼지 못했던 취업난을 오히려 절실히 느꼈다. 인맥을 이용해 취업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새롭게 깨달았다. 패션계는 어떻게 보면 바다같이 넓고도 바늘구멍만큼 좁은 세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연수기간 중엔 물론이거니와, 연수가 끝난 후에도 나도 모르게 “우리 플라스틱 아일랜드는요~”라는 말을 하게 된다. 비록 4주간의 짧은 연수였지만 난 진정 내가 플라스틱 아일랜드 디자인실 직원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근무했고, 바라건대 졸업 후에는 연수생이 아닌 당당한 정직원 디자이너로 그 친절했던 디자인실 언니들을 다시 만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