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처음에는 자수가 뭐가 그리 어려울까 했었는데…
- 작성일2004.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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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0일 ~ 11월 21일까지 유지희 예단에서 2주에 걸친 기업 연수를 했다. 유지희 예단을 운영하고 있는 유지희 선생님은 한복과 병풍, 가방이라던가 방석, 이불보 등에 수를 놓는 일을 자체적으로 하고 계시다. 사실 처음에는 기계 자수를 배워보고 싶어서 간 것이었는데 기계 자수는 배우는 데에도 6개월 정도 소요되는 데다가, 자수 미싱을 가지고 있지않으며 2주간의 짧은 기간으로 배우는 것이 불가능하여 손자수 개인 교습을 해주시는 선생님께 손자수의 여러가지 기법들에 대해 배웠다. 한복 자수에는 굉장히 여러가지 도안이 있어서 자수가 들어갈 부위나 옷의 용도에 따라서 (두루마기라던가 저고리, 치마, 바지, 아동용 등) 저마다 다른 무늬를 놓고 있었다. 더군다나 천의 색상에 따라서 자수의 색상도 천차만별이라서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즐거웠다. 그리고 한복 자수는 대부분이 그라데이션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 그라데이션의 색상이 굉장히 중요했다. 천과의 어울림도 생각해야 하고 입는 사람의 연령대도 고려해야 하며 너무 튀는 색상도 곤란하지만 너무 어두운 색상도 안되었다. 기계 자수를 놓는 장면을 옆에서 보면 정말 신기했다. 손으로 하는 일은 천을 돌리는 정도밖에 없고 땀 수 조절을 무릎으로 하니까 정말 신기했다. 사실 처음에는 기계 자수가 뭐가 그리 어려울까… 했었는데 선생님들이 하시는 것을 보니까 2주라는 짧은 시간 안에 배워보려고 했던 내가 스스로 너무 부끄러웠다. 내가 제일 처음으로 해본 것은 붕어모양 핀꽂이 만드는 일이었는데 유지희 선생님과 장혜영 선생님께서 교단에 계실 때도 수업시간에 제일 처음에 했던 것이라고 하셨다. 붕어를 놓는데 사용된 수법은 두가지로 사슬수와 평수였다. 그다지 어려운 기법이 아니었는데도 많이 헤매고 다시 뜯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솜을 넣고 마무리하기까지 거의 일주일이 걸렸다. 게다가 중간 중간에 가게에 나가서 한복과 자수 병풍 이불 등을 구경했기에 더 많이 시간이 걸렸다. 마무리된 붕어 모양 핀 쿠션이 너무 귀여워서 기뻤다. 그 다음으로 도전한 것은 나비이다. 자그마한 쿠션을 만들기 위해서 놓은 수로, 동양자수의 나비모양을 그대로 따왔다. 크기를 크게 해서 그만큼 시간이 많이 걸렸고 새로운 기법들이어서 어려웠다. 몸통 부분은 평수로 메우고, 더듬이 부분과 외곽선은 사슬수로 마무리했다. 날개를 세부분으로 나누어서 멍석수, 칠보수, 그물수로 장식하였는데 이 중에서 칠보수는 보는 순간 너무 예뻐서 덜컥 하겠다고 한 것이었는데 내가 놓은 수 중에서 가장 어려웠다. 직선을 정확하게 맞춰서 계속 징궈나가는 방식이었는데 정사각형을 만들고, 마름모를 만들고 하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결국 정확한 칠보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예쁘게 놓아졌다고 생각한다. 결국 나비를 수놓는 데에도 일주일이 걸려서 2주일간의 연수동안 놓은 수는 아쉽게도 두개에 그쳤다. 그렇지만 그 두가지에 사용된 수놓는 방식은 5가지나 되어 앞으로 옷에다가 글씨라던가 자그만한 문양은 손수 놓아볼 생각이다. 2주일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유지희 선생님의 자수공방에서 수놓는 것을 배우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평소에 동양적인 문양이라던가 디자인에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이 너무 좋았다. 그리고 전에는 손으로 바느질하는 것이 너무 싫어서 어떻게 해서든지 줄여보려고 했었는데 이번에 손 수를 배우는 과정에서 손으로 바느질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싫거나 귀찮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양자수라는 것이 알고 들어갈수록 어렵고 심오한 세계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만약에 이후로 기회가 된다면 동양 손자수에 대해서도 더욱 공부하고 싶고 기계자수도 배워서 내 디자인과 결부시켜 보고 싶다. 2주일 동안 나를 맡아서 가르쳐주신 장혜영 선생님과 세세한 부분까지 일러주시고 가르쳐주신 유지희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