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1학년 1학기를 마친 중국 유학생 왕만루(Wang Manru)
- 작성일2017.08.11
- 조회수3754
"패션은 나에게 블랙&화이트의 피아노와 같아요"
1학년 1학기를 마친 중국 유학생 왕만루(Wang Manru)

미국 오레건 주립대학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고, 백 번 천 번을 생각해도 ‘패션’을 해야겠다는 결심에 중국 창저우에서 대한민국 서울로 유학 온 왕만루(Wang Manru, 25). 패션 디자인은 피아노처럼 다루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고 말하는 그녀는 이제 막 에스모드 서울 1학년 1학기 과정을 마쳤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어릴 때부터 패션에 관심이 많았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옷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해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싶었지만 비즈니스를 하는 아버지의 강력한 권유로 미국 오레건 주에서 마케팅을 전공하게 됐다. 공부를 하면서도 그다지 재미있지 않았다. 오레건 주가 시골이어서 패션과 관련된 그 무엇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쇼핑을 하려면 늘 멀리 나가야 하는 환경도 불편했다. 빨리 공부를 끝내고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패션 관련 분야에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졌고, 그 때부터 패션스쿨을 찾아봤다. 여러 학교를 비교분석 해 보았고 제대로 패션디자인을 교육하는 곳이 어디인지 심사숙고 했다. 결국, ESMOD 가 가장 눈에 들어왔는데 전 세계에 캠퍼스가 있다는 사실에 무척 흥분했다. 평소 좋아하던 한국에 캠퍼스가 있었으니 말이다! 한국은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곳이어서 하루라도 빨리 에스모드 서울에 입학하고 싶었다. 졸업하던 무렵, 앞으로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부모님께 진지하게 다시 말씀 드렸고 드디어 허락을 받아냈다. 당시 내 나이 스물 네 살 이었다.
한국에서 패션을 공부하려면 우선 한국어 구사가 가능해야 할 것 같아서 작년 한 해 동안 경희 대학교 어학당에서 한국어를 1년간 배웠다. 그리고 올 해 에스모드 서울 1학년으로 입학했다.
한국, 왜 좋은가?
중학교 때부터 한국 드라마를 봤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응답하라 1997>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보면서 자연스레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졌다. 서울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와 스트리트 패션 등이 매력적이었다. 중국에는 스트리트 패션이라고 하기에 민망하리만큼, 사람들의 옷차림이 수수하다. (물론 대도시처럼 화려한 곳은 또 다른 분위기겠지만 말이다. 내가 살았던 곳이 유독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서울에 와보니 사람들 대부분 자신을 잘 꾸미는 모습이 자극이 됐다. 개인적으로, 주변사람들은 내 외모가 중국보다는 한국에 더 가깝다고 한다. 실제로 미국에 있을 때도 내가 당연히 한국 사람일거라고 생각했는지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하는 한국인들이 꽤 있었다. 한국을 좋아해서 그런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기분이 좋았다.
당신에게 패션은 어떤 의미인가?
아주 어릴 때부터 오랜 시간 동안 피아노를 쳤다. 부모님은 그 시기가 두 살 때부터라고 했다. 피아노를 치는 것이 마냥 좋아 어릴 땐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다. 나에게 패션은 피아노와 같다. 피아노 건반이 검정색과 흰색, 단 두 가지로 이루어졌지만 그 건반들을 누가, 어떻게 연주하느냐에 따라 상상을 초월하는 아름다운 선율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줄 수도 있다. 패션디자인도 그런 것 같다. 어떤 디자이너가 어떤 작품을 만드느냐에 따라, 누군가를 더욱 돋보이게, 기쁘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은가?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내 마음을 뛰게 한다.
"어떤 디자이너가 어떤 작품을 만드느냐에 따라, 누군가를 더욱 돋보이게, 기쁘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은가?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내 마음을 뛰게 한다."
"어떤 디자이너가 어떤 작품을 만드느냐에 따라, 누군가를 더욱 돋보이게, 기쁘게, 재미있게 만들 수 있지 않은가?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내 마음을 뛰게 한다."
에스모드 서울에서 한 학기가 지났다. 어떤가? 입학하기 전과 같은 마음인가?
분명 힘든 과정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재미있다. 에스모드 서울에 오길 참 잘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직접 손으로 만드는 모델리즘 수업이 재미있고 교양수업인 프랑스어도 흥미롭다. 프랑스 수업은 일주일에 한번뿐인 게 아쉬울 정도다.
에스모드 서울은 수업 분위기가 참 좋은데 내가 그렇게 느낄 수 있는 것은 함께하는 친구들 덕분이다. 친구들이 친절하게 대해주어서 어려운 상황도 잘 해결할 수 있었다. 수업내용 중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친구들이 설명해줄 때 더 쉽게 이해가 갔다. 교수님도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 에스모드 서울에 외국인 재학생이 점점 많아지는 이유는 이러한 배경에 있지 않을까? 보통 학교 수업이 끝나면 친구들과 같이 과제를 하거나 쇼핑을 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는 한국 드라마를 보며 힐링 하곤 한다.
이제 1학년 1학기를 막 지났을 뿐인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과제가 많아져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과제를 잘 못할 때면 고민스럽고 창피할 때도 있었다. 당연한 과정이라 생각하니 그마저도 즐겁게 할 수 있는 것 같다.
아이디어는 보통 무엇을 보고 떠올리는가?
내가 걷는 길 위의 모든 것들이다. 걸으면서 무언가를 볼 때, 누군가를 만날 때, 또는 무얼 먹을 때 등 생활의 모든 요소가 내겐 자극제다. 그런 면에서 학교가 가로수길에 위치해 있음이 참 감사하다. 트렌디하고 패션피플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보니 스트리트패션을 접할 일도 많고 가장 최신의 문화와 유행을 경험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사는 중국의 창저우나 마케팅을 공부했던 미국 오레건주라면 상상할 수 없었을 일이다. (웃음)
장차 어떤 분야의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 어릴 때부터 꿈이었다. 가장 행복한 순간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줄 디자인을 꼭 내 손으로 해낼 것이다. 3학년 때는 분교간 편입시스템을 통해 에스모드 파리로 갈 계획이다.
에스모드 서울을 자랑한다면?
가장 큰 자랑거리는 다정한 친구들과 교수님! 에스모드 서울은 우리 반뿐만 아니라 다른 반 친구들과도 두루두루 어울릴 수 있다. 모델리즘 수업은 다른 반과 교대로 교실을 같이 쓰는데 그 덕에 다른 반 친구들과도 친해졌다. 또, 우리 담임 교수님이 담당하는 3학년 선배들과는 얼마 전 같이 회식을 하기도 했다. 국밥을 먹으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렇게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즐거웠다. 같은 꿈을 갖고 있는 여러 친구들과 같이 패션디자인에 매진할 수 있는 이 곳이 자랑스럽다.
혹시나 예전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는 학교나 기관을 놓고 고민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먼저 그 곳의 홈페이지를 구석구석 볼 것을 추천한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정보를 숙지하고 기회가 된다면 상담도 꼭 받아보기를!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읽고 용기를 낸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