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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YKK FASTENING AWARDS 본선 참가 후기

  • 작성일2006.10.09
  • 조회수7477

지난 달, 본교 3학년 홍성희 학생이 지퍼를 비롯한 세계 최고의 일본 부자재 회사 YKK그룹에서 주관하는 컨테스트 YKK Fastening Awards 일본 본선에 참가했다. YKK Fastening Awards는 규모가 큰 컨테스트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자국인만 참가했던 일본 내 컨테스트였으나, 올해 처음으로 에스모드 일본과 분교망을 가진 에스모드 서울 학생들에게 참가 기회를 주었으며, 홍성희 학생은 컨테스트에 응모한 총 6,005명 중 본선에 진출한 18명에 드는 개가를 올렸다. 


2006년 9월 14일 일본에서 열리는 YKK FASTENING AWARDS에 참가하기 위해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공항 행 버스를 타고 가는 길에 이런 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처음 대회에 응모하게 되어 1차 심사를 통과한 후 조바심을 내며 옷을 완성해 일본으로 보내고, 지금 2차 심사까지 통과하게 된 지난 4개월 동안의 일들이 생각나며 사실 그동안 실감이 나질 않았던 것인지 쇼와 시상이 있는 오늘이 되어서야 떨려오기 시작했다.

YKK FASTENING AWARDS란 일본의 유명한 지퍼회사인 YKK그룹에서 주관하는 대회이다. 지퍼회사의 디자인대회이기 때문에 YKK그룹에서 생산되는 파스너와 버클, 스냅과 버튼 등의 부 자재를 이용하여 자유로운 생각, 참신한 발상으로 YKK 상품의 새로운 쓰임새나 새로운 패션 스타일의 제안을 느끼게 하는 작품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 학생을 대표해 최초로 참가한다는 생각에 자랑스럽고도 어깨가 무거웠다.

YKK 그룹은 1934년 일본에서 요시다 타다오에 의해 설립된 지퍼 생산 회사이고 초기에 요시다씨는 그의 이름을 따서 Yoshida Kogyo Kabushikikaisha로 회사명을 지었으며, 그 이름의 첫 글자를 따서 "YKK"로 줄여 사용하게 된 것이다. 지금은 세계 70개국에 분포되어있으며 우리나라에도 본사와 공장이 들어와 있다.

컨테스트는 MEN'S, LADY, KIDS등의 어패럴 부문과 FASHION GOODS (가방, 신발, 모자, 벨트, 장갑, 스카프, 목도리, 액세서리 등)부문으로 나뉘어져 있었고, 내가 응모한건 어패럴 부문이었다.

나의 디자인은 파스너를 사용하여 한 가지 기본착장으로 여러 가지로 변형이 가능한 옷을 만들어 보자는 데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작품명은 TRANSFORMATION. 파스너를 사용하여 볼륨을 변형시켜 코트나 점퍼, 스커트 등으로 아이템의 변형을 주는 것이 디자인의 핵심이었다.

심사기준은 사람이 착용 가능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대상 아이템의 사용방법과 함께 사용에 대한 착안점이나 발상 새로운 방향성의 제안력 등이었다. 예를 들자면 대상아이템의 기능, 편리성을 잘 살리고 있는가 하는 활용도나 새로운 쓰임새 등 창의적이고 창조적인가 하는 독창성, 작품전체와 대상아이템의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가에 대한 디자인성 그리고 작품으로써의 정밀함 등 완성도에 대한 것 등이었다.

스케치한 아이디어와 디자인 안을 꼼꼼히 기입하여 5월 15일까지 일본으로 보냈다.  그리고 얼마가 지났는지 모르겠다. 졸업 작품에 매달려 지내면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1차 심사 통과 소식을 교수님께서 알려주셨다. 2차 심사용 작품 제작을 위해 3학년 방학 중에 하는 기업연수를 포기해야만 했다. 모두가 하는 경험을 나만 못하게 되는 것 같은 마음에 조금은 속이 상하기도 했지만 대회참가도 큰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안타까웠던 마음은 금새 사라졌다.

2차 심사 작품마감일은 8월 3일... 결과 발표는 10일 이었다. 학교가 하기 특강을 하는 동안 나는 학교에 나와 빈 교실 한쪽에서 옷을 만들었다. 지퍼를 다는 부분이나 여러 가지로 혼자서 해결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빡빡한 하기특강 수업중간에 틈이 나는 대로 교수님께 구조요청을 하기 일쑤였다. 태평한 나의 성격에 꼼꼼하게 시간을 관리해주시고 마음만 급해서 계속 실수만 하는 나를 천천히 달래가며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주셨던 교수님들께 정말 너무 감사하는 마음이다.

7월의 마지막 날 옷을 거의 완성하게 되었고 8월 1일 마무리하여 일본으로 보내게 되었다. 보내는 날 한달 동안 껴안고 살던 것을 보내야 한다는 생각에 왠지 가슴이 찡해왔다. 학교에 과제를 제출할 때 느끼는 후련한 마음 보다는 처음 느껴보는 뿌듯한 마음이었다. 아마 옆에서 함께 지켜보고 도와주신 분들이 많아서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나 자신은 실수도 많고 모자라는 부분이 많더라도 내 옷만은 떳떳하게 최고라고 말하고 싶었고 일본에 가서도 그렇게 보여 지기를 바랐다.


2차 심사 발표가 있던 날 난 발표를 피하고 있었다. 내 것이 아니라면 빨리 확인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오전이 끝나는 시간쯤에 교수님께서 확인해 보았냐는 전화가 왔었는데도 나는 오후쯤에 확인해 볼 참이었다고 둘러댔고 결국 교수님께서 직접 홈페이지에서 확인을 하셔서 통과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그때 함께 있던 친구들은 축하한다며 껴안아 주었지만 실감이 나질 않아서였는지 나는 또 얼떨떨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나 9월 14일 대회 참가를 위해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YKK KOREA에서 통역과 대회가 열리는 곳까지의 안내 등을 도와주시기 위해 함께 해주셨다. 일본에서 머무는 동안의 하루 숙박비는 일본 YKK측에서, 비행기표는 한국 YKK에서 마련해 주셨다. 이것저것 많은 도움을 받게 되어 지금도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쇼는 Roppongi Laforet Museum에서 열렸다. 쇼장은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잘 꾸며져 있었다. 전체적으로 검은 바탕이었고 입구부터 이제까지의 YKK FASTENING AWARD에서 수상한 작품과 아이템 설명과 이해하기 쉽게 정리되어진 YKK의 새로운 파스너들에 대해 전시되어 있었다. 쇼가 시작하기 전 통역을 도와주셨던 홍인경씨가 나에게 와 수상발표 전에 쇼가 한번 더 있을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박윤정 이사장님과 손영순 교수님도 참석하셨다. 사실은 긴장이 될 것 같은 찰나였는데 이사장님과 손영순 교수님이 반갑게 손잡아 주셔서 안정이 되는 듯했다. 두 분을 모시고 안으로 들어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쇼가 시작되었다. 개성강한 일본 학생들 틈에 앉아서 쇼를 보게 되니 더 떨리는 것 같았다.

YKK 일본 본사 회장님의 간단한 인사말과 30분 가량의 쇼가 끝나자 곧바로 수상식이 이어졌다. 먼저 Fashion Goods 부문의 수상이 있었고, 다음은 어패럴 부문 수상이 이어졌다. 그랑프리는 에스모드 도쿄 2학년 남학생의 작품이었는데 상금 백만엔과 오만엔 상당의 YKK 지퍼가 부상으로 주어졌다.

비록 나는 수상을 하진 못했지만 국제규모의 패션대회 참가는 정말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작품마다 한명씩 심사위원들이 와서 평가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의 작품에 대해 뛰어난 컬러 감각이 보였으며 쇼에서는 시간상 모두 보여 지지 않았지만 내가 낸 아이디어대로 많은 시간을 들여 옷을 보고 평가했고 높은 점수로 상위권에 랭킹 되어 있었다고 말하며 수상하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내가 한국학생인 것을 알고는 굉장히 국제적으로 자신을 키워나가고 있다며 멋지다는 말을 해주었는데 그 말을 듣자 수상을 못해 조금은 서운한 감정은 정말 씻은 듯 사라지게 되었고 내 자신이 대견스럽게 느껴졌다.

쇼가 끝나자마자 한국에 계신 교수님께 소식을 전해 드렸을 때 괜찮다며 너도 많은걸 보고 배우지 않았냐고 그게 경험이고 그 경험이 앞으로 더 널 발전시키는데 큰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며 다독여 주시는데 그동안 많이 지도해주신 교수님께 정말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밝게 웃으며 크게 대답하고 좋은 사람들과 수다 떨며 한바탕 웃고 나니 너무나 기분이 좋아져 늦은 시간에 호텔에 들어와 피곤한 몸이었지만 혼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수상을 못했다고 내가 이번 대회에서 잃은 것이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훨씬 많은 것을 얻고 배워가게 되었다. 또 나 혼자서는 절대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보니 교수님들 YKK 회사 직원 분들, 친구들 그리고 사랑하는 부모님들까지 누구하나 작은 도움이라도 받지 않은 분들이 없는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니 이번 대회로 제일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진심으로 고마워 할 줄 아는 마음일 수도 있겠다.

졸업 작품 준비로 머리가 복잡하던 시기에 어찌됐든 잠시나마 머리를 식힐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았고 또 배우고 얻어가는 게 많아 유쾌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