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신장경 연수를 통해 느낀 것은...
- 작성일2004.01.26
- 조회수5264
나의 연수 일지를 공개합니다! <11월 11일> 5시에 회사에 가서 실장오빠와 면접을 봤다. 9시에 출근해서 퇴근시간은 없다고 생각하란다. 면접 후 곧바로 실크로 장미 만드는 일을 하게 되었다.(우린 그걸 ‘백만송이 장미’라고 불렀다.) 주로 디자인실 밖에 있는 선생님 책상 앞 테이블에서 작업을 하는데, 거기 가보니 동덕여대 4학년 언니 2명이 이미 연수를 하고 있었다. 언니들과 인사를 나누고 디자인실의 경수언니에게 장미 만드는 법을 배웠다. 언니가 샘플을 보여줬는데 완성된 게 아니라 그런 느낌으로 만들라는 거였다. 수시로 선생님께 컨펌을 받으면서 장미 모양이 자리잡혀갔다. 그 장미가 원피스를 뒤덮을 거란다. <11월 13일> 오늘도 계속 장미를 만들었다. 200개 정도 만들어야 한다는데 이제 겨우 100개 밖에 안된 것 같다. 과연 언제쯤 다 만들 수 있을런지.. 점심 때 선생님께서 토요일까지 마무리 짓자고 하셨다. <11월 17일> 장미가 끝나서 동덕 언니들이 만들던 작은꽃 만드는 걸 도와주다가 인순이 의상을 맡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6개월 ~ 1년 전에 다음 쇼를 구상하신다고 한다. 패턴이 제일 중요하고 또 패턴을 알아야 지시할 수가 있다고 하셨다. 쇼복은 기성복과 달리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다. <11월 18일> 본격적으로 인순이 의상 작업에 들어갔다. 소재가 메탈메시라 손으로 하나하나 뜯어서 이어야 하는 거였다. 선생님께서 자기 자리에 앉아 작업하라고 하셨지만 차마 그럴수가 없어서 실장 오빠 자리에서 작업을 했다. 오후에 인순이씨가 와서 선생님과 쇼 때 부를 노래를 상의했다. 모델즈에서 쇼 음악이 완성되서 도착했다. 메탈메시가 옛날엔 스테인레스로 만들어져서 무겁고 컬러도 화이트, 골드 그런 몇가지 컬러밖에 없었는데 요즘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서 많이 가벼워지고 컬러도 맘대로 낼 수 있다고 한다. <11월 23일> 이순광 선생님이라고 손뜨개 니트 전문가 분이 오셨다. 책도 내시고 스파 디자이너 일만 도와주시는 유명한 분이라는데 인순이 드레스 라인을 고무뜨기로 정리해주셨다. 그 분과 대화를 나누다가 우리 학교 얘기가 나오게 되었는데 옆에 계시던 선생님께서 그때까지 내가 졸업한 줄 알고 계셨단다. <11월 25일> 구슬달기를 끝내고 지퍼부분 수정을 했다. 서로 이은 부분들이 까칠까칠해서 자꾸 서로 엉키고 하는 문제가 발생해서 병으로 밀어서 매끄럽게 만들었다. 아~ 드디어 인순이 드레스가 완성됐다. <12월 3일> 10시까지 출근해서 뒷정리를 했다. 오전에 보그에서 벌써 쇼복 협찬을 하러 왔다. 정리가 거의 끝날 때쯤 쇼 보러 오라고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프레스 룸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설윤형 선생님과 인사도 나누었다. 회식 때 선생님께서 이번 쇼 반응이 좋았다고 좋아하시며 다음 쇼에 대한 계획도 들려주셨다. 정말 선생님은 열정이 넘치시는 것 같다. <연수를 끝내고...> 이번 연수는 내게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기회였다. 휴일없이 매일 오전 9시부터 새벽 2,3시까지 이어지는 작업은 날 너무 지치게 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여서 피곤한줄 모르고 너무 재밌게 일했다. 선생님께서는 특유의 입담으로 항상 우릴 즐겁게 해줄려고 노력하셨다. 특히 밤 12시가 넘어서면 선생님의 입담은 절정에 다달았었다. 우리보다 더 피곤하셨을텐데... 그건 우릴 위한 선생님의 큰 배려였다. 가족같은 분위기에 좋은 분들만 계셔서 디자인실은 물론이고 나중에는 이사님과 과장님들, 재단 선생님과도 많이 친해졌다. 선생님 말씀처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단 걸 이번 기회를 통해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선생님의 넘치는 열정에 놀랐고, 내가 배워야 할 게 너무 많다는 걸 다시 한번 절실하게 깨달았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했던 것들을 너무 많이 배웠고 선생님이 내게 하셨던 말씀들을 꼭 지켜야겠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뵙게 될 때는 더욱 더 성장한 나를 보여드리고 싶다. * 사진: 인순이씨와 모두 함께 촬영 (나는 오른쪽에서 네번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