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신사 문화 축제를 마치고…
- 작성일2003.10.21
- 조회수6399
가을이 다가올 즈음엔 우린 또 한번 긴 한숨을 내쉬게 된다. 신사 문화 축제… 벌써 나에겐 두번째 맞이한 축제이지만 언제나 과제와 함께 겹쳐서 그런지 항상 막막해하기만 했었다. 무엇을 할 지 정하고 구상하고 제작하고… 빠듯한 시간 속에서 우린 하나를 만들어도 제대로 된 것, 눈길을 끌만한 것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생각을 짜내고 또 짜냈다. 작년엔 주제에 맞게 의상을 제작하여 길거리 퍼레이드를 하는 것이었는 데 이번엔 리폼이나 액세서리류를 만들어서 바자회 형식으로 판매까지 할 수 있다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들은 제각기 작은 소품을 만들기에 바빴다. 가방이나 귀걸이와 목걸이, 쿠션 등등등… 하지만 난 무엇을 할까 하는 고민에 그냥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다른 친구의 리폼 제안에 같이 하자 했고 세트로 판매를 하자고 생각했다. 그 친구가 전에 봐두었던 일본식 문양의 독특한 원단을 구입했고 우린 기모노 식으로 만들어 보자고 디자인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친구가 가져온 리폼용 티셔츠는 너무나도 신축성이 뛰어나 난 도저히 만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생각 끝에 전에 봐두었던 기모노식 오비 벨트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원단을 다시 사고 패치를 하고 끈을 달고 마무리를 하고... 우선 반 친구들의 반응을 보기로 했다. 역시 에스모드 학생들은 달랐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냥 웃으며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반 친구들의 반응이 좋아서 난 몇 개를 더 만들어보기로 했다. 토요일에서 월요일로 신사 축제가 연기되어서 시간적으로도 조금의 여유가 생겼다. 생각보단 간단했기에 여러 개를 만들 수 있었지만, 의외로 까다로웠다. 원단이 얇아서 심지를 붙였고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위하여 다림질에 풀까지 먹였다. 월요일 오후,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판매대를 꾸몄고 다른 친구들의 작품도 함께 진열되었다. 다행히 우리반 판매대는 바자회장 첫 입구에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친구들의 물품이 하나씩 팔려나가는 걸 보며 난 좀 걱정이 되었다. 너무 많이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자그마치 10개… 다 팔릴까 하는 걱정은 잠시 후에 내 입가에 미소로 돌아왔다. 짧은 순간에 4~5개만 남기고 다 팔린 것이다. 난 기쁜 나머지 다른 친구들에게 주기로 한 것까지 다시 매대에 올려 놓아 판매를 했고 나중엔 예약까지 받는 일이 생겼다. 과제가 겹쳐서 걱정도 됐지만 내가 만든 물건이 잘 팔리는 것을 보니 너무 기뻐서 8개 정도의 예약을 더 받았다. 시간이 지나 축제가 끝나고 물건이 다 팔린 우리반의 매대를 보며 친구들도 즐거워했다. 다음 날, 판매한 돈으로 난 다시 원단과 필요한 부자재를 사고 다시 재단을 하며 예약한 사람들에게 더 멋지게 만들겠다는 생각에 하나 하나 핀을 꽂아 만들어 본다… 이 작은 아이디어와 남다른 생각들이 나를 발전시키고 크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내년엔 비록 3학년이 되어서 졸업작품 관계로 참가하기 힘들겠지만 새로 들어올 1학년들과 현 1학년 후배들에게 내년에도 멋진 신사 축제를 만들어 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