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만난 나의 유니버스

  • 작성일2019.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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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모드에서 2년을 공부하면서, 늘 에스모드 파리가 궁금했다. 패션으로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진 에스모드 파리는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까, 학생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막연한 궁금증은 결국 나를 에스모드 파리 교환학생으로 이끌었다. 2학년에 나를 포함한 3명의 학생이 교환학생으로 선발되었고, 그렇게 나의 에스모드 파리의 교환학생이 시작되었다.
 
내가 다닌 곳은 에스모드 인터내셔널, 즉 에스모드 국제 반이었다. 여러 국적을 가진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덕분에 수업은 불어와 영어를 모두 쓰는 방식이었다. 언어의 장벽에 대한 걱정이 무색할 정도로, 교수님들께서는 매우 친절하셨고 내가 이해할 수 있도록 계속 설명을 해주셨다. 같은 반 친구들 또한 작업 중에도 나에게 하나하나 설명해주었다. 그 덕분인지, 걱정과 달리 매우 잘 적응 할 수 있었다.
 
에스모드 파리와 서울은 정말 같은 커리큘럼, 수업 방식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수업 시간이었다. 서울에서는 3시간씩 오전 오후 2과목으로 진행되는 반면, 에스모드 파리는 8시~1시 한 과목으로 진행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루즈한 감이 있어서 집중을 못 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하루를 온전히 한 과목에 투자하면서 더욱 깊이 있게, 심도 있는 작업을 할 수 있었다.
 
스틸리즘에서는, 개인의 포토북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교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포토북의 테마는 ‘My Universe met in Paris’, 파리에서 만난 나의 유니버스였다. 매 순간 도시에를 진행하면서, 좀 더 새로운 영감을 찾기만 했지, 정작 나의 유니버스에 관해서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이번 포토북을 진행하면서 나란 사람에 대해서 심도 있게 고민해보고 촬영을 시작했다.
 
교환학생을 가기 전 파리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아름다운 풍경들, 패셔너블한 사람들…. 파리에서 지내면서 내 환상도 어느 정도 맞았지만, 파리에 또 다른 모습을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거리에 있는 수많은 그래피티들, 항상 어딘가 찢겨 있는 지하철의 광고물들,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시에서의 낯선 모습들은 나에게 흥미로 가왔으며, 나 또한 항상 단정함을 유지하는 성격 속에 반항심이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스틸리즘 교수님께 주제를 설명해 드렸다. 우려와는 달리, 재미있는 발상인 것 같다며 칭찬해주셨고. 나는 ‘Rebellion or Tidy?’라는 주제로 나만의 포토북을 제작했다. 
 
모델리즘에서는 이미 반 친구들이 진행한 ‘메이슨 정’ 도시에에서 3가지 모델을 골라, 팀별로 작업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불어도 영어도 잘 못 하는 나에게 팀 과제는 걱정 그 자체였지만, 서로 머리를 맞대고 가봉을 하면서 언어를 뛰어넘는 열정으로 무사히 잘 진행할 수 있었다. 교수님께 크리틱을 받으면서 서로 어디를 고쳐볼까 하며 가봉을 진행했던 모습 속에 에스모드 서울 친구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정신 없이 시간이 흘러 어느덧 마지막 수업날이었고, 반 친구들은 떠나는 나를 위해 몰래 간단한 파티를 준비해주었다. 서로 웃고 떠드는 사이 어느새 수업시간이 끝나고, 우리는 서로 SNS를 공유하면서 다음에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한 뒤 헤어졌다.
 

한국에서의 방학 대신 선택했던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나에게 몸소 느끼는 지식의 재충전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패션의 본고장인 파리에서의 시간은 나에게 큰 세상을 알려주었고, 갇혀있던 사고방식을 열어준 시간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수업시간이 끝나면 핫한 동네들을 가보고, 백화점과 다양한 편집샵들을 돌아보면서 인터넷으로 절대 얻을 수 없는 정보들을 눈으로 익히고, 느끼는 시간이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고민하는 학생이 있다면 무조건 추천해주고 싶다. 버틸 수 있는 정신력은 이미 에스모드 서울에서 갈고 닦았을 터이니, 도전해보면 좋겠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는 이제 졸업작품을 시작하게 된다. 물론 힘든 순간들도 존재하겠지만, 그럴 때마다 파리에서의 내 모습을 떠올리면서 더욱 정진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