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세계로, 더 깊은 나로 나아가다

  • 작성일201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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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모드 서울에 입학하고 싶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파리에 본교를 두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에스모드를 통해서 보다 넓은 곳에서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나아가 그 만큼 넓은 곳을 무대로 활동 할 수 있는 바탕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많이 기다려온 만큼 교환학생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얻고 나서 매우 기뻤고 부푼 기대를 앉고 파리 행 비행기에 올랐다.

1학년에서 3명이 에스모드 파리에 교환학생으로 함께 가게 되었는데 한국에서 간 우리 세 명은 여러 국적의 학생들로 이루어진 국제반에 배정되었다. 덕분에 선생님께서는 불어로 한번 영어로 한번 설명을 해주셔서 수업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겪지 않았다. 또한 2학년에 배정되어 수업을 따라가는데 어려움이 있진 않을까 걱정을 했지만 선생님들이 모두 친절하시고 잘하고 있다고 계속 격려해주셔서 큰 스트레스 없이 수업을 따라갈 수 있었다.

에스모드 파리는 오전반 오후반으로 나뉘어 있는데 우리는 오후반에 배정되었다. 그래서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수업을 들었는데 서울과 다른 점은 하루 종일 그리고 일주일 내내 한과목만 쭉 듣는다는 점이다. 일주일동안 한 교실에서만 수업을 한다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주일동안 한 과목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매우 컸다. 선생님들께서도 서로의 과목이 있는 주엔 그 과목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셔서 한 과목의 과제에만 집중 할 수 있었다.

이번 기간 동안 배웠던 내용은 테일러드 재킷이었다. 모델리즘 시간에는 테일러드 재킷의 입체 패턴 뜨는 방법을 배웠고, 스틸리즘 시간에는 테일러드 재킷 도시에를 진행하였다. 수업 진행 방식은 서울과 거의 비슷하였다. 하지만 조금은 자유롭고 어떻게 보면 느슨하다고 볼 수 있는 분위기가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인 만큼 같은 기간에 진행되는 작업의 양이 서울에 비해 적어 타이트한 일정에 익숙해진 나에겐 괜히 게을러지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찬찬히 생각할 시간이 좀 더 주어지고 커다란 스트레스 없이 작업을 진행 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라고 볼 수 있었다. 또한 작업을 진행하는 데에 있어서 개인의 자율성을 보다 중시해주는 느낌을 받았는데 스틸리즘의 경우에는 내가 진행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 조언을 해주시긴 하지만 터치해 주는 부분은 크지 않았고 도시에 구성도 비교적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에스모드 파리는 소재실이 특히 훌륭했다. 다양한 원단이 보관되어 있어 자유롭게 잘라서 가져갈 수 있었다. 그래서 도시에 작성할 때 필요한 소재 샘플을 마켓에 갈 필요 없이 소재실에서 찾아 쓸 수 있었다. 물론 마켓에 있는 종류에 비해 현저히 적은양이 있어 원하는 소재를 모두 찾을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유명한 브랜드에서 사용되는 원단이 많이 비치되어 이를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었다.

파리는 학생이면 미술관, 박물관에서 할인, 무료 혜택을 볼 수 있는데, 무료로 입장이 가능할 때면 선물을 받은 듯한 기분으로 좋은 전시를 보는 행복도 쏠쏠했다. 또한 백화점, 편집샵 등에서 국내에서는 쉽게 보지 못하는 다양한 브랜드들의 옷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었는데 이 또한 파리가 주는 특별한 혜택이었다.

처음 파리에 도착했을 때엔 많은 걱정이 있었지만 7주 후 수업을 마치고 난 후 얻어진 결과물들을 보니 스스로 매우 뿌듯함이 느껴진다. 이번 과정을 통해 어디 가서도 서울에서 갖고 있었던 정신력으로 열심히만 하면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도 얻었다. 또한 새로운 경험을 하고 더 큰 세계로 나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앨 수 있었고 보다 더 큰 꿈을 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두 달 간의 짧다면 짧은 경험일 수 있지만 앞으로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 있어서 맞이할 여러 선택의 순간들에 좋은 조언이 될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