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리즘의 고집, 모델리즘의 노하우, 봉제의 눈썰미를 배우다"
- 작성일201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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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리즘의 고집, 모델리즘의 노하우, 봉제의 눈썰미를 배우다"
미니 데필레를 마치고
셔츠 미니 데필레는 에스모드 서울의 1학년 학생들에게 가장 큰 행사이자 생애 첫 패션쇼라는 점에서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모든 1학년 학생들은 미니 데필레에서의 순간을 위하여 몇 개월 간을 열심히 배우고 준비한다. 특별히 나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카이스트 산업디자인학 석사과정을 다니던 중 진로를 바꾸어 에스모드 서울에 입학하였던 터라 나의 디자인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미니 데필레에 갖는 의미가 남달랐고, 나의 모든 노력을 쏟아 부어 최선을 다하였다.
셔츠 미니 데필레까지는 크게 스틸리즘에서의 셔츠 디자인, 모델리즘에서의 셔츠 실물 제작, 그리고 쇼 준비 등 세 과정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먼저 1학기의 마지막 세컹스에서는 스틸리즘 수업 시간에 본인의 셔츠를 디자인하게 된다. 학생들에게는 SPRINTER, GRUNGE, FIESTER, EXOTIC 그리고 PUNK 등 총 다섯가지의 큰 주제가 주어졌고, 나는 SPRINTER(white, modern, sportism)를 주제로 선정하였다. 나는 "면과 선"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영감사진 수집, 다른 컬렉션에서 보여진 작품과 테크닉 분석 등의 리서치를 진행한 뒤, 나의 셔츠를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디자인 컨셉, 디자인 포인트, 소재 결정 등 모든 Decision Making의 순간마다 스틸리즘 교수님과의 활발한 크리틱 시간을 가짐으로써 보다 나은 디자인으로 발전시켜 나갔다. 그리하여 많은 아이디어 중 다섯 가지의 디자인을 선정하고, 그 중 한 작품을 최종적으로 결정하여 실물 제작에 들어갔다.
다음으로 셔츠 실물은 여름 방학이 끝난 뒤 2학기의 첫 세컹스 모델리즘 수업 시간에 모델리즘 교수님의 지도하에 제작되고, 이를 스틸리즘 교수님께 체크 받는다. 나의 디자인은 입체적인 볼륨이 특징으로 평면 구성과 입체 구성을 동시에 넘나드는 등 그 동안에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옷을 제작하게 되었다. 이 과정 중에서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스틸리즘 교수님의 "고집", 모델리즘 교수님의 "노하우" 그리고 봉제 교수님의 "눈썰미"였다. 스틸리즘 교수님께서는 고집과 안목으로 보다 나은 디자인이 나오도록 이끄시고, 모델리즘 교수님은 이를 구현 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가르쳐주셨다. 또한 봉제 교수님께서는 완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디테일에 대하여 평가해주셨다. 이와 같은 교수님들의 애정과 관심으로 셔츠가 탄생하였다.
데필레 전 마지막 일주일 동안은 각 테마별로 모여 쇼를 준비하였다. 놀라웠던 것은 쇼 컨셉, 컨셉에 따른 코디 아이템, 배경 음악, 캣워크 콘티, 헤어 그리고 메이크업까지 쇼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학생들이 직접 결정한다는 것이었다. 그 준비 과정은 너무나도 신이 났다. 매일 오랫동안 아이디어를 내고 워킹 연습을 하느라 몸이 매우 고단하였지만 빛나는 무대에서의 순간을 생각하면 힘이 났다. 그리고 미니 데필레가 선보여지던 당일. 학생들은 성공적인 쇼를 위하여 한 마음으로 서로를 도와주었다. 그리고 모두 무대 위에서 빛났고, 우리는 작은 실수 하나 없이 무사히 쇼를 마칠 수 있었다.
쇼가 끝난 뒤 컨셉이 잘 표현된 셔츠에 대하여 상이 주어졌다. 워낙 개성이 넘치는 작품들이 많았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나의 이름이 불렸을 때, 나는 이를 믿을 수가 없었을 뿐더러 진로를 바꾸어 이 곳에 오기까지 그 간의 마음 고생이 생각나 정말 감격스러웠다. 미니 데필레를 통하여 그 때의 나의 결정이 최선이었다는 확신을 할 수 있게 되고, 패션 디자이너로서도 가능성을 발견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렇게 패션에 대한 많은 것을 가르쳐주시고 언제나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으시는 좋으신 교수님들을 만나 나는 정말 행운아라고 생각하며, 교수님들께 매우 감사드린다.
에스모드 서울은 이 곳 학생들의 패션 인생의 빛나는 출발점이다. 나 역시 좋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패션 디자이너가 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