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len Dank Munich! 에스모드 뮌헨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 작성일2012.03.04
  • 조회수5454
Munich, 옥토버 페스트와 세계적인 명문 축구구단 바이에른 뮌헨, 그리고 내가 정말 가고싶었던 도시.

2011년 10월 25일, 나는 뮌헨에 도착했다. 뮌헨이 독일 내 다른 도시들 보다 물가가 비싸다는 교수님들의 말씀에 나름 꼼꼼하게 서울에서부터 재료들을 준비하다보니 허리가 휘청거릴 정도의 짐을 들고, 작년에 우리 학교 차다운 선배가 묵었다던 한국 민박집에 짐을 풀었다.

평소 내가 패션 못지않게 열정적인 일이 여행인데, 여행은 그동안 내게 삶의 에너지를 채워주고, 때로는 많은 질문을 던지며, 나로 하여금 다시금 내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만들어 삶을 긍정적으로, 적극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래서 수업 시작 전 1주일 가량의 시간을 뮌헨시내부터 해서 뮌헨 근교, 오스트리아까지 부단히 열심히 걷고 보고 느끼고 생각하며 그동안의 지친 심신을 달랬다.

첫날은, 뮌헨 에스모드 교장 선생님과 사무처장님 그리고 여러 선생님들께 인사를 드리고, 간단한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 관한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되었다. 애초의 예상과는 달리 사전에 확실하게 짜여진 프로그램이 아닌 나의 의사나 성향을 고려한 뒤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식이어서 보다 내게 편안한 수업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려고 했다.첫 수업은 1학년 학생들과 함께 세계적인 독일 감독 빔 벤더스가 연출한 요지 야마모토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감상했고, 이후에는 소감 발표가 있었다. 오후 스틸리즘 수업에는, 얼굴 사진의 반을 잘라내고 나머지 반을 패턴으로 자유롭게 채우는 시간이었는데, 정말 자유로운 수업 분위기는 신선한 자극이었다. 서울에서는 스틸리즘 시간에 보이지 않는 컨폼 전쟁(?)이 일어나곤 하는데 이곳에서는 그러한 조급함이나 경쟁을 찾아볼 수 없을만큼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적잖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미 서울에서 배운바 있던 스타일화를 다시금 복습했는데 그림에 자신이 없는 나로서는 좀 더 다양한 포즈를 배울 수 있어 유익했던 시간이었다. 또 스틸리즘 시간을 통해 수업 틈틈이 여러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그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다. 



1학년은 sm1, sm2 이렇게 두 반으로 각반에 30명 정도의 학생들이 있었는데 내가 속했던 sm1은 월, 화 스틸리즘 수업, 수요일은 이론 수업, 목, 금은 모델리즘 수업으로 서울과 수업시간이 달랐다. 수요일 이론 수업은 오전 복식사와, 여기서는 불어 대신 영어 수업이 있었고, 오후에는 소재 수업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오전 복식사 수업을 들으며 대학 때 꽤나 자부했던 나의 독어 실력이 많이 녹슬었고, 형편없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되었다. 거의 알아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옆에서 친구들이 틈틈이 영어로 말해주고 낯익은 단어들로 유추해가면서 수업을 들었는데 이것은 소재 수업에도 마찬가지여서 그다지 내게 도움이 되는 시간은 아니었다. 그 날 수업 후에 Ingo교수님과 이점에 대해 상의했고, 이후에는 이론 수업보다는 실질적으로 내게 도움이 되는 수업으로 대체되었다.



목요일과 금요일은 모델리즘 수업이 있었는데, 목요일 하루 동안 종이로 시대 의상을 재현하는 프로젝트가 팀별로 진행되었다. 나는 이자벨라와 함께 엠파이어드레스를 만들었는데 불과 2개월도 채 안 된 1학년 학생들이 사진과 유사한 드레스를 만들어 내는 능력과 자유롭지만 진지하게 집중해서 수업에 임하는 태도가 상당히 놀라웠다. 다음날은 스커트 지정 모델로 10F/W 루이비통 스커트를 만드는 중에 내가 수업에 참여하게 되어, 스커트 디테일을 광목으로 만들어보면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종류의 재봉틀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뮌헨 에스모드의 경우는 따로 봉제 수업이나 봉제 교수님이 없고, 모델리즘 선생님이 모든 것을 다 맡아서 하는데, 오히려 이점은 서울 에스모드가 좀 더 기본에 충실한 교육, 더 나은 교육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1학년 2주차는 스틸리즘 시간에 figurine과 coloring을, 모델리즘 시간에는 디테일 제작을 계속 이어갔고, 수요일 이론 수업대신 1학년 Danny와 함께 뮌헨 시내의 market research를 다니면서 뮌헨의 패션 경향과 스타일등을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게 되었고, 밤에는 뮌헨의 가장 Hot하다는 클럽에서 1학년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 춤추며 놀았는데 나이탓인지 다음날 후유증이 적잖았다. 역시 스무 살 친구들과의 클럽 출입은 내겐 무리였던 것 같다.

다음으로 2학년 2주간의 수업을 듣게 되었다. 2학년 수업은 1학년과 달리 격주로 진행되어 한 주동안 스틸리즘을, 그 다음주는 모델리즘이 진행되는 식이었다. 
알리스 선생님의 스틸리즘 시간에는 코트 복종의 image map과 inspiration 페이지 구성을,  기 다른 4개의 사물을 주고, 3개씩 디자인을 하는 수업이 이어졌는데, 이 때 뮌헨 에스모드에 와서 처음으로 밤샘 작업을 하게 되었다. 책상도 없는 내 방에서, 무릎을 책상 삼아 컬러링을 하는 불편한 상황에서도, 그렇게나 자신없어 움츠렸던 드로잉과 일러스트를 어느덧 내가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기뻤고, 그래서 그런지 밤을 새가면서 시간내에 과제를 제출할 수 있었다. 이 주간에 뮌헨에서 캐주얼 소재 박람회가 있었는데 교장 선생님 이하 2학년 담당 선생님, 학생들과 다 같이 박람회장을 방문해서 현지 가이드를 통해 최신 캐쥬얼 섬유 트렌드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다음주는 모델리즘 수업이었는데, 바지 제작이었다. 수업 시작 전 부담감이 상당했다. 생각보다 훨씬 독어 실력이 따라주지 않았고, 담당인 사비나 모델리즘 선생님은 영어가 되지 않으셨다.
그래서 초반에는 다른 학생들보다 진도가 늦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만큼 나의 집중력이 최대치로 발휘됐던 적이 없었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진도를 따라 잡으려 노력했고, 엄마같은 사비나 선생님의 친절한 설명과 도움으로 무사히 시간 내에 바지를 완성할 수 있었고, 심지어 진도가 늦었던 2학년 여학생을 도와주기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3학년 2주간의 수업이 예정되어 있었다. 1학년인 내가 과연 3학년 수업을 듣는게 도움이 될까?, 수업을 따라 갈수는 있을까? 우려도 되었지만 한편으로 3학년 학생들의 실력을 엿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들어서 Markus 선생님을 믿고 3학년 수업에 임했다. 선생님은 3학년 Karin의 도시에를 보여주었는데, 정말 너무나 프로페셔널하고 창의적이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그리고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은 3학년의 경우, 재택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4가지 과제를 수행했고, 교수님으로부터 그동안 뮌헨 에스모드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 등이 좋았다는 평과, 발상이 크리에이티브하다는 칭찬을 들어 몸둘바를 몰랐다. 프로그램을 마치기 전날, 3학년의 졸업작품 심사가 있었다. 워낙은 몇 명의 졸업 심사를 참관할 생각이었다가, 너무나 흥미롭고 내게는 많은 자극과 앞으로의 도시에 구성 등에 도움이 될거란 생각이 들어 스태프를 자청했고, 하루종일 선생님들과 함께 흥미로운 3학년의 졸업 심사과정을 보았다. 심사 중간중간 선생님들로부터 심사의 원활한 진행을 도와 고맙다는 인사를 수차례 들어 더욱 뿌듯했다.

일일이 다 나열할 수 없지만 뮌헨에서의 소중한 경험이 많았다. 학교에서 당일치기 여행을 보내주어 1학년 Max와 함께 뉘른베르크 여행을 다녀오면서 내게 또 한명의 좋은 친구가 생겼고, 어느 학년에서든 나를 따뜻하게 반겨준 덕분에 타지에서의 외로움 없이 정말 하루 하루 즐겁게 수업에 임할 수 있었다. 어려운 이름대신 나의 성 Moooooon~을 부르던 학생들과 교수님들의 음성이 아직도 귓가에 맴도는 듯하다. 아침 등교 때마다 사무처에 들려 빠짐없이 아침 안부 인사하던 나의 모습이 그리울 것 같다던 Ingo선생님, 미처 생각도 못했는데 마지막 날 선물을 챙겨주시며 따뜻하게 안아주셨던 Dorthea 교장 선생님, 그밖에 여러 선생님들과 독일 친구들. 뮌헨에서 알게된 소중한 인연들. 그들에게 제대로 감사의 뜻을 표하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이다.



뮌헨에서의 2달은, 내 평생에 잊혀지지 않을, 아니 잊지 않고 기억할 소중한 시간이었다.
Vielen Dank!!!